위기의 롯데, 직무제 도입으로 조직에 칼을 들다
"성과 중심, 이제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조건입니다."
최근 롯데그룹이 전사적으로 직무제 도입을 본격화하면서, 국내 대기업 인사제도의 판도에 중대한 변화가 예고되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연공서열 중심’ 문화에 익숙했던 롯데가, 실적과 역할을 기준으로 임금 체계를 개편하겠다는 강수를 두고 나선 겁니다.
직무제란 무엇인가?
직무제란 직급이나 연차보다는 ‘어떤 일을 얼마나 잘하느냐’에 따라 보상과 승진이 결정되는 인사 제도입니다. 즉, 각 직원이 수행하는 직무의 가치와 난이도에 따라 급여를 차등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글로벌 기업에서 흔히 채택하는 시스템으로, 직무급제라고도 불립니다.
롯데의 이번 결정은 단순한 실험이 아닙니다. 그룹 내 6개 주요 계열사(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등)를 시작으로 적용되며, 기존 연공형 임금 체계를 점진적으로 해체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지금일까요?
롯데의 절박한 현실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롯데는 몇 년째 이어지는 실적 부진, MZ세대와의 조직 문화 괴리, 글로벌 경쟁력 저하 등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특히 동일 연차라는 이유로 성과와 무관하게 보상이 평등하게 돌아가는 현재 체계는, 젊은 인재들의 이탈을 부추기는 요인 중 하나로 꼽혀 왔습니다.
성과중심 → 역량 기반 → 지속 가능성 확보
롯데는 이번 직무제 도입을 통해 조직 효율성을 높이고, 성과 중심의 공정한 평가 문화를 조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더 이상 연차만으로 평가받지 않고, 실질적 기여를 통해 인정받는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의도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기적으로 내부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인재 확보, 비용 구조 개선, 그리고 기업 이미지 제고 등 다양한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진정성이다
형식적인 제도 도입에 그쳐선 안 됩니다. 직무 정의의 명확성, 직무 평가의 객관성, 성과관리 프로세스의 투명성 확보가 병행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조직 내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롯데가 이번 직무제 도입을 통해 진정한 조직문화 혁신을 이루어낼 수 있을지, 기업계와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임금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조직의 철학을 바꾸는 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