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일이에요. 거실에서 TV 보다가 땀이 줄줄 흐르길래,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싶었죠. 에어컨 리모컨을 덥석 잡고 전원을 눌렀는데, 갑자기 머릿속에 스친 게 하나 있었어요. 바로 ‘전기요금’.
작년 여름 생각이 났거든요. 하루 종일 틀어댄 결과, 그 달 전기세가 17만 원을 찍었었죠. 가족 단톡방에 고지서 사진 올리자마자 아빠가 "전기세로 휴가 한 번 갔다 오겠다"며 너털웃음을 치셨던 기억…
그렇다고 안 틀 수는 없고, 무조건 참기엔 더위가 사람을 지치게 하잖아요.
그래서 올해는 작정했어요. 시원하게 살되, 전기요금은 확실하게 줄여보자고요.
실제로 제가 직접 실천하면서 효과 본 ‘전기세 안 터지는 여름 살림법’ 몇 가지를 공유해볼게요.
단언컨대, 이거 알면 작년처럼 등골 서늘해질 일은 없어요.
먼저, 하루에 에어컨 몇 시간 트세요?
저는 오전엔 웬만하면 안 틉니다. 이른 아침, 바깥 공기가 아직 서늘할 때 창문을 활짝 열고 집안에 바람을 넣어요. 그리고 선풍기 돌려서 냉기 순환! 이때 냉기를 ‘저장’해두는 기분으로 말이죠.
또 하나, 타이머 기능을 너무 무시하지 마세요.
잠잘 때는 1~2시간 후 꺼지도록 설정해두는 것만으로도 전기세가 꽤 줄어요.
몸은 시원해서 잠들고, 기계는 알아서 멈추고. 일석이조잖아요?
그리고 저희 집은 요즘 제습모드 많이 써요.
‘냉방이 약하잖아’라고 생각하는 분들 많은데, 제습이 체감상 더 시원할 때도 있어요.
기온이 높아도 습도가 낮으면 뽀송하고 쾌적하거든요.
게다가 소비 전력도 확 줄어드니, 이건 거의 반칙급 꿀기능이죠.
혹시 집에 서큘레이터 있으세요?
에어컨만 혼자 돌리지 말고 서큘레이터로 공기를 돌려주세요.
바람길만 잘 만들어줘도 실내 전체가 고르게 시원해지고, 덕분에 온도를 너무 낮추지 않아도 돼요.
저는 주방에서 요리할 땐 서큘레이터를 주방 쪽으로 돌려놔요.
열기 빠지게끔 말이죠. 이 작은 습관 하나가 에어컨 부담을 확 줄여줘요.
창문도 그냥 두지 마세요.
열 차단 필름 하나 붙였을 뿐인데 햇살 들어오는 양이 줄고, 실내 온도도 덜 올라가요.
블라인드랑 병행하면 거의 천막 효과 납니다.
진심, 이건 가성비 끝판왕이에요.
마지막으로, 한 달 내내 일정하게 쓰는 게 좋아요.
우리나라 전기요금은 ‘누진제’라서 막판에 몰아 쓰면 요금이 미친 듯이 치솟아요.
그래서 저는 매달 15일 즈음, 한전 앱으로 사용량을 체크해요.
“이번 달 얼마큼 썼나?” 보는 그 재미도 쏠쏠하거든요.
소비를 의식하면 절제가 따라옵니다. 신기하지만 진짜예요.
정리하자면, 에어컨을 ‘어떻게’ 켜느냐가 핵심이에요.
틀긴 틀되, 덜 먹게 돌리면 되는 거죠.
그게 요즘 살림 고수들이 말하는 ‘체계적인 여름 절전 루틴’이랍니다.
올여름엔 고지서 보고 놀라지 마세요.
우리도 할 수 있어요, 덜 틀고도 시원한 여름 살림.